애니메이션: 유정천 가족

Table of Content

유정천 가족
有頂天家族
The Eccentric Family (Uchouten Kazoku)

1기 비주얼
2기 비주얼

이 글은 브런치에 기고한 글입니다.

내용 누설이 약간 있습니다.

가장은 가정을 지탱하는 기둥과 같은 존재입니다. 가장은 가족을 부양하며 외부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가정을 지켜 냅니다. 그래서 가장은 가족에게 무엇보다 든든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가장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가정은 어떻게 될까요?

애니메이션 <유정천 가족>은 이런 설정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 원작의 애니메이션입니다. 가장을 잃은 한 가문이 다른 가문의 멸시와 위협에 맞서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린 애니메이션이지요. 참고로 유정천(有頂天)이란 구천 가운데 맨 위에 있는 하늘을 뜻하는 불교 용어입니다. 일본에서는 불교적인 뜻 이외에 파생된 의미로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를 뜻하기도 합니다.

시련 뒤에 굳건해지는 가족애

야사부로:(살아가는 한 작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로 따로인 형제를 묶어주는 것은 바다보다 깊은 어머니의 사랑과 위대한 아버지와의 작별이다. 하나의 큰 작별이 남은 사람들을 이어주기도 한다.)

시모가모 가문의 당주 소이치로는 너구리들의 리더 격이라 할 수 있는 니세에몬이었습니다. 현명하고 덕망있는 그였지만 작중 시점으로부터 7년 전에 목숨을 잃게 됩니다. 이후 그의 장남인 야이치로가 장남이 되어 시모가모 가문을 이끌어가지만 에비스가와 가문의 횡포에 시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런 와중에 주인공인 야사부로는 에비스가와 가문과 너구리들의 큰 위협 조직인 금요클럽 등을 자유롭게 오가며 살아갑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벌어지는 주된 갈등은 시모가모 가문과 에비스가와 가문 간의 갈등입니다. 에비스가와 가문은 사사건건 시모가모 가문에 시비를 걸어옵니다. 시모가모 가문의 현 당주인 야이치로는 에비스가와 가문의 현 당주인 소운과 묘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고, 시모가모 가문의 막내인 야시로는 에비스가와 가문의 쌍둥이 형제인 금각과 은각에게 온갖 괴롭힘을 당합니다. 니세에몬 선출일이 다가올수록 두 가문 간의 갈등은 점점 심해집니다. 

결국 두 가문의 갈등은 너구리들의 새로운 니세에몬을 선출하기 직전에 폭발합니다. 주인공의 형과 어머니는 에비스가와 일가의 모략에 휘말려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합니다. 하지만 바보의 피가 들끓는 시모가모 가족은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냅니다. 이후 등장하는 야사부로의 독백은 아버지의 죽음에 분노하는 대신 슬픈 감정을 승화하여 시련을 통해 가족애가 굳건해졌다는 사실을 숭고하게 받아들입니다. 마치 비가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말입니다.

생명체를 잡아먹는 행동의 모순

호테이(금요클럽의 일원): 너구리를 좋아하는 것과 먹는다는 것은 모순되지 않아요. 나는 언제나 기쁘게 먹어요. 맛있게 먹어주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요.

벤텐: 나한테 먹힐 네가 불쌍해. 
야사부로: 안 먹으면 되는 게 아닌가요?
벤텐: 먹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 걸. 하지만 좋아하는 걸 먹으면… 좋아하는 게 사라지는 걸.

작중에 등장하는 모임인 금요클럽과 그 일원인 벤텐은 너구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입니다. 이들에겐 연말에 너구리를 잡아 전골 요리로 만들어 먹는 전통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인공 시모가모 야사부로는 이를 두려워하거나 증오하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원한이 있는 모임이라 증오의 대상이 될 법도 하지만 바보의 피가 흐르기 때문인지 그런 모습은 거의 보여주지 않습니다.

금요클럽의 일원들은 생명체를 잡아먹는 것에 대해 언급합니다. 이 중 벤텐은 야사부로에게 좋아하기 때문에 잡아 먹는다는 주장을 합니다. 잡아먹히는 입장을 고려한 듯 안 한 듯한 이 모순적인 주장을 개인적으로 어떻게 받아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애정을 쏟으며 가축을 사육하지만 최후에 고기를 얻기 위해 생명을 빼앗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애니메이션 <은수저 Silver spoon>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총평

본인과 견원지간인 에비스가와 가문 및 금요클럽과 허물없이 지내지만 한편으론 혼쭐을 내주는 주인공 야사부로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년에 방영한 2기는 1기와 스토리 전개 과정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2기는 다소 밋밋한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재밌게 볼만합니다. 개인적으론 1기를 더 추천드리며 마치겠습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