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마이클 센델 <정의란 무엇인가>

Table of Content

이 글은 브런치에 기고한 글입니다.

모병제는 징병제보다 선택의 자유를 주는 병역 제도이므로 더 나은 방법인가?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회의 모병제는 저소득층에게 군입대 말고는 별다른 대안을 주지 못하므로 반 강제적인 제도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대리 출산은 불임 부부와 대리모 간의 정당한 계약인가? 부유층은 아이를 갖기 위해, 저소득층은 돈을 벌기 위해 맺는 계약을 옳다고 볼 수 있을까? 팔 수 있는 재화(또는 사회적 행위)와 팔 수 없는 재화가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기준은 무엇일까?

현 정권은 국가의 과거 잘못에 대해 사과해야 하는가? 앞선 세대가 저지른 과오를 유감스럽게 생각할 수는 있으나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니기에 사과할 필요까진 없지 않은가? 누구나 가족, 친족, 국가의 기대와 의무를 물려받기 때문에 조상이 저지른 과오를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위의 예시처럼 우리는 살면서 어느 쪽이 옳고 그른지 대립하는 이슈를 접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의를 관철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어느 쪽이 옳다고 생각하는지를 명백히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내가 관철한 정의는 때론 타인이 관철한 정의와 대립하곤 합니다. 이런 경우 내가 생각하는 정의가 잘못된 것일까요? 일부 결점이 있지는 않은 걸까요?

이를 위해 이 책은 독자와 타인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내가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나의 견해가 어떠한지를 스스로 정립하도록 유도합니다. 책 내용이 어려워 읽기 힘든 책이라는건 함정… 이지만 읽고 나니 사회적 이슈에 편협하지 않고 온건한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의로울수도 아닐수도 있습니다.

어떤 것을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요? 어떤 역할에 걸맞는 사람에게 그 역할을 맡겨야 한다고 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대로 행동하는 것은 정의로운 행동일까요? 옳고 그름 그리고 선과 악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판별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합니다. 누가 그 역할에 적합한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자칫 노예제를 옹호하는 주장으로 흐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주장한 공리주의(功利主義, 행위의 목적이나 선악 판단의 기준을 인간의 이익과 행복을 증진하는 데에 두는 사상)에 따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요? 오늘날 이 주장은 쉽게 혁파할 수 있습니다. 공리주의는 개인의 존엄성을 무시할 뿐 아니라 다수의 행복을 위해 다른 한 쪽의 희생을 강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명을 돈으로 정확히 환산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못할 것입니다. 이처럼 이익을 공평한 기준으로 정확히 측정할 수 없기에 공리주의는 정의롭지 않아 보입니다.

평등하게 만드는 것은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요? 사회 구성원이 모든 조건 하에서 평등하다면 그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모든 걸 평등하게 만드는 건 불가능합니다. 개인마다 타고난 재능이 다르므로 사회구성원 모두를 동일한 출발선상에 세워도 불공평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개인의 천부적 능력을 사회가 연마하도록 돕되 이로인해 얻은 대가를 사회의 몫으로 귀속시키는 건 정의로울까요? 개인의 재능과 노력에 대한 포상을 사회에 배분하는 게 과연 옳을까요? 노력해서 얻은 대가에 대해 사회가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가 있을까요?

마치며…

정의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예제를 옹호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오늘날엔 정의롭지 않다고 여기듯이 정의롭다는 것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정의롭다고 여기는 것들이 머나먼 미래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이 현재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과 타인의 견해를 조합하여 모순되는 주장들 중 정의로운 것을 추려나가야 할 것입니다. 많이 어렵겠지만 말입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