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조반니노 과레스키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저자: 조반니노 과레스키
출판사: 문학마을
출판일: 2016. 6. 10. (2016. 8. 11. 전자책 출간)

 

돈 까밀로: 손은 축복하라고 있는 것이지만 발은 아닙니다.
예수님: 그건 그렇구나. 하지만 돈 까밀로, 부탁이다. 딱 한 번만 차라.

예수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돈 까밀로는 번개처럼 날아가 뻬뽀네의 등짝을 걷어찼다. – ‘고해성사’ 에피소드

신부 돈 까밀로와 읍장 뻬뽀네의 대립과 포용을 그린 소설. 내용이 좀 유치하다 싶은 생각이 든 소설이었지만 매 에피소드마다 보여주는 그들의 해학과 서로 화해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이뿐만 아니라 엄격, 근엄, 진지할 것만 같은 일반적인 예수님의 이미지와 다르게 이 소설에서는 예수님이 해학적으로 등장한다. 이런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불편해하실 분들도 계시겠으나… 교황님들도 이 책을 읽고 파안대소했다는 걸 보면 크게 문제삼을만한 건 아닌 듯싶다.

 

뻬뽀네: 저 멍청한 마누라가 알려줘서 (나를) 쫓아왔겠지요?
돈 까밀로: 쫓아오다니, 뭘 쫓아와? 그냥 산책 나왔을 뿐인데.
뻬뽀네: 흥! 신부가 경주용 자전거를 타고 산책을 나오다니, 그것 참 멋진 일이로군.
뻬뽀네가 재미있다는 듯 비꼬았다. – ‘복수전’ 에피소드

돈 까밀로는 붉으락푸르락하는 뻬뽀네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렇게 비꼬았다.

뻬뽀네: 신부님, 누가 당신을 돌아오게 했는지 모르지만 벼락이나 맞아 죽어 버렸으면 좋겠소!

뻬뽀네는 꽥 소리를 지른 후 우울한 얼굴로 사라졌다. – ‘돌아온 돈 까밀로’ 에피소드

츤데레…?

신부 돈 까밀로와 읍장 뻬뽀네는 마을에 사건이 생길 때마다 대립하곤 한다. 돈 까밀로는 다혈질에 공산주의자인 뻬뽀네를 탐탁치 않게 여기며 뻬뽀네는 자신의 행동에 구구절절 방해하는 돈 까밀로와 대립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서로를 항상 미워하지 않으며 때로는 남몰래 돕기도 한다. 그들에겐 인간에 대한 사랑과 공동체 의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소설은 이념적인 대립도 서로의 이해를 통해 화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모습은 결코 그럴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흑백논리에 따라 서로를 두 이념으로 나누며,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진영논리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오랜 기간 대결해왔던 두 이념이 화합할 날은 과연 올지는… 회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