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알못 《무엇이든 쓰게 된다》 독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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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은 못 쓰지만 글을 쓰기는 쓰고 있습니다. 주로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감상평이나 책을 읽고 난 후의 독서평을 쓰는데요. 스토리나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비망록처럼 글을 쓰기도 합니다. 작년에 브런치를 알게 된 이후로 글을 쓰는 의무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글이 잘 써지지 않습니다. 분명 머릿속에 생각해 둔 느낌이 있지만 글로 옮겨 적기가 힘듭니다. 고작 한 두 문장을 적는데도 어마어마한 시간을 탕진한 적도 있고요. 기름이 나올 정도로 머리를 쥐어짜도 기름 한 방울 나올 정도로 글쓰기는 힘듭니다. 총체적 난국입니다. 이런 와중에 김중혁 소설가의 책 《무엇이든 쓰게 된다》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글을 쓸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글쓰기 습관 중 무엇이 문제였는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도구! 도구를 살펴보자!


컴퓨터로만 글을 쓰려니 잘 써지지 않았던 것......

화면에 찍힌 글자를 보는 것과 종이에 직접 써보는 것은 전혀 다른 감각이다. 직접 써보면, 동그라미와 네모를 그리고 자음과 모음을 잇다 보면 문자의 의미가 정확하게 와닿는다. 앞으로도 나는 종이와 컴퓨터를 혼용할 것이다. 종이로 생각하고, 컴퓨터로 쓸 것이다. – OK, 컴퓨터!

NUC*, 맥북 프로, 아이패드, 애플 펜슬. 제가 주로 사용하는 기기들입니다. NUC는 집에서 동영상을 틀어놓는 용도로, 맥북 프로는 주로 글을 쓰는 용도로, 그리고 아이패드는 주로 글을 읽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리디북스, 라프텔, 베어. 제가 책을 읽거나 영상을 보는 데 사용하는 서비스들입니다. 갖고 다니거나 별도로 메모하기 불편한 종이책 대신 e북으로만 독서를 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볼 때는 주로 라프텔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나 메모를 적어둘 땐 마크다운* 형식으로 작성이 가능하며 사용 중인 애플 기기에서 내용을 볼 수 있는 베어 앱을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 깨달은 점은 손에 필기도구를 쥐고 있어야 글쓰기 효율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리고 무엇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다가 몇 글자 쓰지 못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손에 펜을 쥐고 손을 어떻게든 움직이다 보면 키보드에 손을 올린 채 멍하니 있을 때보다 어떻게든 문장이 써지게 됩니다. 손에 펜을 쥐면 머리가 어떻게든 굴러가는 느낌이 듭니다. 애플 펜슬을 사두고 거의 쓰질 않았는데 이런 깨달음(?)을 얻은 후론 자주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손으로 쓴 글을 다시 컴퓨터로 옮겨 적다 보면 저절로 문장을 다듬으며 적게 됩니다.


  • NUC(Next Unit of Computing): 인텔에서 출시한 미니 PC 플랫폼
  • 마크다운(Markdown): 특수기호와 문자를 이용한 매우 간단한 구조의 문법을 사용하여 콘텐츠를 작성하는 마크업 언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모든 작가들은 뻔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조금이라도 새롭게 보고, 더 정확하게 보길 원할 뿐이다 – Intro. 천천히 보아야 이해가 된다.

글을 쓰려면 우선 글감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대상을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감상평을 쓴다면 스토리, 미장센(작화), 등장인물의 행동 또는 심리, 원작자 또는 감독의 성향, 비슷한 장르의 다른 작품 등을 관찰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남들이 보는 것을 관찰하면 평범한 글쓰기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관찰해야 개성 있는 글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관점에서도 보고, 더 오래 봐야 할 것입니다. 대상을 여러 번 보면 방향이 생기고, 방향이 정확하면 처음엔 보지 못했던 의도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모아둔 글감을 가지고 내가 느낀 생각은 어떠한지도 고찰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붙잡아둔 생각은 썩기 마련입니다. 매번 똑같은 생각만 하는 건 아닌지, 고인물이 썩은 물이 되지 않도록(?) 새로운 생각들로 대체하면 어떨지 고찰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생각은 마치 피부나 각질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쓰고, 여러 번 고치기


용두사미가 되든 말든 일단 적어놓고 봅시다. 그 후 고쳐봅시다.

물과 모래를 얇은 접시에 담고 돌리다 보면 가벼운 모래와 흙은 휩쓸려가고, 묵직한 금만 접시에 남게 된다. 계속 돌려야 하는 거다. 계속 돌리면 거기에 글만 남게 된다. – 글을 쓰지 않을 때의 나의 친구들

첫 문장을 쓰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앞으로 어떻게 전개해 나가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 최선을 다해도 실패한다면 일단 하는 데까지 해보는 건 어떨까요. 나름 최선을 다해 쓴 문장들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여러 문장을 조합한 후 다듬어 보면 어느 순간 첫 문장이 완성되어 있을 것입니다.

첫 문장 이후의 문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전에 수집해 둔 글감을 활용하여 나름대로 글을 써 봅시다. 글이 지저분해도 상관없습니다. 우리는 서로 천재가 아니란 걸 알기에(정말…?) 애초에 완벽한 문장을 쓸 수 없습니다. 글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사금을 채취하듯 쓴 글을 여러 번 읽고 여러 번 고쳐봅시다. 이걸 반복할수록 괜찮은 글이 탄생할 것입니다.

이 외에 문학적인 표현을 가미하면 다채로운 글이 탄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독서도 자주 해야겠지요.

총평

G. K. 체스터튼의 말이다. 내가 꼭 하고 싶은 일이라면, 서투르게라도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 에필로그 | 당신의 결과물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

글을 쓰다가 막혀버린 숨통을 뚫어준 책입니다. 당연하지만 애써 외면했던 사실, 기억하지 못했던 글쓰기 습관과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상기시켜준 책이기도 합니다.

여담으로,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듯 다짐했던 순간부터 마음이 변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글을 쓰는 게 잘 되지 않아 슬럼프에 빠지면 다짐했던 마음은 쉽게 지쳐 변질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이렇게 독서평을 쓴 후 가끔씩 꺼내 읽는다면 변질되어가는 다짐을 다스리는 데 괜찮지 않을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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